BEMS 도입 후에도 에너지 절감이 안 되는 진짜 이유!
건물에너지 절감을 위한 ‘BEMS’란?
BEMS의 문제점을 살펴보기에 전에 앞서 ‘BEMS(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가 무엇인지 먼저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_BEMS)은 건물 내 에너지 소비를 효율적으로 관리 및 모니터링하고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여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시스템을 말합니다.
전기, 가스 사용량부터 냉난방, 조명 등 건물 내의 다양한 에너지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에너지 낭비를 줄여 전체적인 건물 에너지 운영 효율 향상과 탄소배출 감축을 목표로 하는 시스템입니다.
혹시 위 설명만으로는 감이 잘 안 오시나요?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환경도 중요하지만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좀 줄여서 관리비를 아끼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 누가 좀 알아서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방법이 없을까?’ 바로 여기서 여러분이 찾고 있는 ‘방법’의 역할을 BEMS가 실천해줍니다.
BEMS는 2013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되어 2020년부터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와 함께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전 글에서 이어서 설명해 드리면 ‘제로에너지빌딩(ZEB) 인증’을 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에 만족해야 하는데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 기준에 따르면 건축물에너지관리 시스템의 설치 여부는 ZEB 인증에 필요한 필수 요소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ZEB 인증 이란?)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실제 건물 운영 단계에서 “건물이 얼마만큼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어디에서 얼마만큼 에너지를 줄여야 하는지” 파악하여 “실제 설비를 제어”하는 기술이 접목되어야 하는데요. 이 기술들의 집약체가 바로 BEMS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ZEB 인증 시 반드시 BEMS를 설치하도록 규정이 만들어졌습니다.
BEMS의 도입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적용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는데요. 아래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통해 BEMS의 현재 운영 상황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비싸고, 어렵고, 안 쓰인다? BEMS의 불편한 진실
BEMS는 1990년대부터 도입 초기 단계를 거쳐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입니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도입부터 운영까지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많은 BEMS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왜 아직도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지금부터 대표적인 원인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비용은 선불, 효과는 후불
BEMS 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높은 초기 설치 비용입니다. 고정밀 센서, 제어 장치, 서버,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구성 요소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이 절대 만만치 않은데요. 특히 상업용 중소형 건물이나 오래된 건물의 경우 이런 초기 투자가 부담스러워 도입 자체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업계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에너지관리시스템 도입 시 가장 큰 장애로 ‘높은 초기투자금’ (53.2%) 과 ‘투자비 회수 장기화’ (33.9%)를 꼽았습니다. (관련기사보기)
이처럼 문제는 단순히 설치 비용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BEMS 설치에 드는 고비용에 비해 에너지 절감 효과가 즉각적으로 체감되지 않는다는 점도 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분명 절감 효과가 존재하지만 가시적인 이익이 나타나지 않다 보니 ‘설치해도 별 효과 없다’는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에너지 절감 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거나 검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에 따라 일부 건물에서는 BEMS를 설치해 놓고도 제대로 운영하거나 관리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높은 초기 투자 비용과 불확실한 효율성 평가가 BEMS 확산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는 셈입니다.
2. 전문 인력 부족, 운영은 결국 사람의 몫
설치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운영’입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도 이를 이해하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 현장에서 BEMS를 전담해 운영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에너지 데이터는 꽤 복잡하고 수집된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몰라 그저 확인하고 마는 데 그치곤 합니다.
설치 비용 부담 외에도 운영 인력 부족 문제는 BEMS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BEMS를 도입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운영하고 관리할 전문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현장에서 BEMS를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BEMS를 활용할 수 있는 운영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에너지 절감 비용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전문 인력을 별도로 채용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관련 기사보기)
이로 인해 BEMS를 구축하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강제 규제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결국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꾸준한 관리와 운영이 함께 이뤄져야 진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력 확보와 운영 체계 마련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3. 보여주기식 시스템, ‘전광판’이 된 BEMS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지만, 앞서 언급한 전문 인력 부족 문제와 더불어, 설치 이후 실제 운영 상태를 평가하거나 점검하는 체계가 미흡하다 보니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형식적인 절차로만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BEMS가 실제 절감 효과보다는 건축 허가를 위한 ‘형식적인 설치’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아쉬워합니다. 에너지 절감이라는 본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설치를 넘어 운영과 유지관리까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BEMS가 주로 모니터링 위주로만 활용되고 있고, 제어 기능은 제한적이며 시스템의 안정성도 충분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관련 기사보기)
여기에 더해 BEMS 관련 제도가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두 부처로 나뉘어 서로 다른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도 현장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도입을 주도했지만 실제 설치 확인과 성능 평가는 산업부 기준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라 운영 주체와 기준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는 “제대로 운영되지도 않는데 기준만 복잡하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BEMS가 에너지 절감을 실현하는 스마트 시스템이 아니라 그럴듯한 화면만 보여주는 ‘전광판’처럼 여겨지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관련 기사보기)
Reable은 어떻게 실행 중심 절감을 실현할까?
이처럼 BEMS는 비용, 운영, 실행이라는 현실적인 벽 앞에서 "설치했다"는 체크박스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도입보다 실제 절감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스템 설계와 운영 체계가 필요할 때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Reable이 어떤 방식으로 실행 중심의 에너지 절감을 실현하고 있는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